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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시리즈 1세대 E12, 2세대 E28, 3세대 E34

by Duddu(두뚜) 2026. 4. 12.

BMW 5시리즈가 한국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가장 인기가 많은 수입 세단이라는 걸 아는 분은 아실겁니다. 그런데 8세대 5시리즈가 전 세계 최초로 한국에서 출시됐다는 건 의외로 모르는 분이 많습니다. Q50운행할 때, 저는 사고 대차로 처음 520d 핸들을 잡았을 때, 이 차가 왜 그렇게 팔리는지 몸으로 직접 느껴볼 수 있었습니다.

 

 

5시리즈의 시작, 1세대(E12), 2세대(E28)

BMW 5시리즈는 1972년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서 처음 공개되었습니다. 당시 BMW는 배기량으로 차명을 쓰던 방식을 버리고 숫자 네이밍 체계를 처음으로 도입했는데, 그 시작점이 바로 1세대 E12입니다. 솔직히 말씀드리면, 1세대는 현재 기준으로 보면 베타테스트에 가깝습니다. 엔진은 4기통 M10과 6기통 M30이 올라갔고, 변속기도 4단 수동이 기본이었습니다. 안전 장비나 편의성은 현재와 비교가 어렵고, 주행 성능도 초기 모델인 점을 충분히 감안해야 할 수준입니다. 1979년에 M배지를 단 M535i가 나오긴 했지만, 이 역시 리어 스포일러와 레카로 시트 정도가 차별점이었습니다. 2세대 E28은 1981년에 풀 모델 체인지로 나왔는데, 디자인은 1세대를 거의 그대로 답습했습니다. 이 세대에서 ABS(Anti-lock Braking System)가 처음 등장했습니다. 여기서 ABS란 급제동 시 바퀴가 잠기는 것을 방지해 조향 능력을 유지해주는 제동 보조 시스템으로, 지금은 모든 차에 기본 탑재되지만 당시로서는 꽤 앞선 기술이었습니다. 그럼에도 승차감과 정숙성은 여전히 아쉬운 수준이었습니다. 72만 대라는 누적 생산 대수가 보여주듯 상업적으로는 성공했지만, 완성도 측면에서는 아직 다듬어야 할 부분이 많았습니다. 1세대부터 2세대까지의 도전이 없었다면 지금의 5시리즈는 없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실패처럼 보이는 시도들이 결국 기반이 되는 경우가 자동차 역사에서도 반복됩니다.

3세대 E34, 현대식 5시리즈

제가 5시리즈 역사에서 가장 눈여겨보는 세대가 3세대 E34입니다. 1988년에 출시된 이 모델은 BMW 공학 기술의 결정체라는 평가를 받았고, 실제로 그 이유가 있습니다. 우선 이 세대부터 V8 엔진 모델이 처음 추가되었습니다. 540i에는 M60B40 V8 4.0L 엔진이 탑재되었고, 일부 한정 모델에는 게트락 6단 수동변속기와 삭스 EDC 댐퍼가 결합되었습니다. 여기서 EDC(Electronic Damper Control)란 노면 상태와 주행 조건에 따라 댐퍼의 감쇠력을 전자적으로 실시간 조절하는 시스템입니다. 현재의 가변 서스펜션 개념의 초기 형태라 보면 됩니다. 서스펜션 구성도 주목할 만합니다. 앞은 맥퍼슨 스트럿, 뒤는 세미-트레일링 암 방식을 채택했습니다. 세미-트레일링 암이란 뒷바퀴가 코너링 시 발생하는 토(Toe) 변화를 도그본 링크로 제어하는 구조로, 차체가 길어도 날카로운 코너링이 가능하게 해주는 핵심 설계입니다. BMW가 무게배분을 위해 배터리를 우측 뒷좌석 아래에 배치한 것도 이 세대부터입니다. 그 정도로 코너링 성능에 집착했다는 뜻입니다. 다만 솔직하게 짚고 싶은 부분도 있습니다. 3세대는 차체 무게가 이전 세대보다 눈에 띄게 무거워졌습니다. 완성도와 편의성은 확실히 올라갔지만, 그 대가로 경쾌함이 다소 희생된 느낌이 있습니다. 완성도가 높아진 건 맞는데, 마냥 칭찬만 하기 어려운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3세대의 세대별 주요 변화 포인트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5시리즈 최초 V8 엔진 탑재 (540i)
  • 투어링(스테이션 왜건) 모델 최초 추가
  • VANOS(가변 밸브 타이밍 시스템) 흡기캠 적용 (1993년~)
  • 에어백 탑재 및 1994년부터 조수석 에어백 확대 적용
  • 코오롱상사를 통해 한국 정식 수입 시작

한국에는 520i, 525i 등 직렬 6기통 모델만 공식 딜러를 통해 들어왔습니다. 그런데도 E34는 지금도 중고 시장에서 E60이나 F10보다 높은 시세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그것 자체가 이 세대의 완성도를 증명하는 방식이라고 생각합니다.

무거운 핸들링

저는 첫 수입차였던 Q50이 사고가 나서 대차로 520d를 처음 탔을 때, 핸들이 왜 이렇게 무겁냐고 생각했습니다. 국산차에 익숙했던 탓에 스티어링 무게감이 처음엔 피로감처럼 느껴졌습니다. 그런데 고속도로에 올라선 순간 생각이 바뀌었습니다. 차선을 바꿀 때 차 꼬리가 흔들리기는커녕, 제가 원하는 방향으로 정확히 반응했습니다. 이게 바로 후륜구동(RWD, Rear-Wheel Drive) 방식의 특성입니다. RWD란 엔진의 구동력이 뒷바퀴로만 전달되는 방식으로, 전륜구동에 비해 핸들링 반응이 명확하고 코너에서의 무게 배분이 유리합니다. BMW가 5시리즈 전 세대에 걸쳐 후륜구동 플랫폼을 고집하는 이유가 있는 겁니다. 5시리즈와 E클래스를 단순히 같은 E세그먼트 라이벌로 묶는 시각도 있지만, 제가 경험한 바로는 두 차의 지향점이 확연히 다릅니다. E클래스는 럭셔리 세단 쪽으로, 5시리즈는 스포츠 세단 쪽으로 방향을 잡고 있습니다. W213 E300의 서스펜션 세팅이 530i 럭셔리 모델과 비슷한 수준이라는 점이 이를 잘 보여줍니다. 530i M서스펜션 모델은 동급 차 중에서도 가장 단단한 서스펜션 튜닝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반대로 제가 아쉬웠던 부분은 동승자 입장의 승차감이었습니다. 제 경험상 운전자에겐 노면 정보를 전달하는 스티어링 피드백이 장점으로 느껴지지만, 뒷좌석 가족들은 "좀 딱딱한데"라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BMW가 추구하는 펀드라이빙(Fun Driving)의 철학이 탑승자 모두에게 같은 방식으로 전달되지는 않는다는 게 솔직한 결론입니다. 한국 수입차 시장에서 5시리즈의 위상은 수치로도 확인됩니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BMW는 꾸준히 국내 수입차 판매 1~2위를 유지하고 있으며, 5시리즈는 그 중심에 있는 모델입니다(출처: 한국수입자동차협회). BMW 본사가 8세대 5시리즈를 한국에서 세계 최초로 출시한 것도 이런 배경 없이는 설명이 안 됩니다. 5시리즈가 단순한 이동 수단을 넘어 드라이빙 경험을 파는 차라는 점은, 국내 BMW 드라이빙 센터의 존재에서도 드러납니다. BMW 드라이빙 센터는 한국 시장의 높은 관심을 반영해 인천 영종도에 설립된 아시아 최초의 공식 드라이빙 체험 시설입니다(출처: BMW 드라이빙 센터). 1972년에 시작해 50년이 넘는 역사를 쌓아온 5시리즈는, 세대마다 실패와 도전을 반복하면서 지금의 자리에 올랐습니다. 1세대의 실험, 2세대의 확장, 3세대의 도약이 없었다면 지금의 고성능 M5도, 세계 최초 한국 출시라는 상징도 없었을 겁니다. 처음 핸들이 무겁다고 불평했던 저처럼, BMW를 아직 타보지 않으신 분이라면 한 번쯤 직접 경험해보시길 권합니다. 설명보다 주행이 먼저입니다.


참고: https://namu.wiki/w/BMW%205%EC%8B%9C%EB%A6%AC%EC%A6%88?from=5%EC%8B%9C%EB%A6%AC%EC%A6%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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