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동네 헬스장 주차장에서 관장님이 차에서 내리는 걸 보는 순간, 저도 모르게 시선이 멈췄습니다. 평소 매일 보던 분인데 갑자기 다른 사람처럼 보였습니다. 그 차가 바로 7세대 BMW 7시리즈였습니다. 그날 이후 저는 그 차를 유튜브로 찾아보기 시작했고, 그게 지금까지 이어진 740d에 대한 관심의 시작이었습니다. 관장님도 웅장하고, 관장님의 차 740i도 웅장했습니다.

BMW 7시리즈 7세대
솔직히 처음엔 어딘가 못생겼다고 생각했습니다. 7세대 7시리즈의 전면을 처음 봤을 때 주간주행등(DRL, Daytime Running Light)이 너무 얇아서 어딘가 미완성된 느낌이 들었습니다. DRL이란 낮 시간대 차량의 존재를 알리기 위해 항상 켜져 있는 전조등 보조 장치인데, 7세대는 이걸 위아래로 분리된 슬림한 형태로 적용했습니다. 기존 BMW 헤드램프가 주는 묵직한 인상과는 전혀 달랐습니다. 그런데 계속 보다 보니 이게 오히려 매력이었습니다. 분리형 헤드램프 구성은 G07 X7 페이스리프트에서 처음 시도된 디자인 언어를 7시리즈에 접목한 것으로, 처음에는 어색해도 시간이 지날수록 존재감이 커지는 얼굴이었습니다. 벤츠 S클래스가 웅장하고 전통적인 귀족미를 풍긴다면, 7세대 7시리즈는 미래지향적이고 조금 더 공격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고 느꼈습니다. 실내로 들어가면 이야기가 더 흥미로워집니다. 뒷좌석에는 32:9 비율의 8K 시어터 스크린이 탑재됩니다. 32:9 화면비란 일반 와이드 스크린보다 훨씬 가로로 넓은 비율로, 영화관 스크린처럼 시야를 꽉 채우는 몰입감을 제공하는 디스플레이 규격입니다. 스와로브스키와 협업한 크리스털 기어셀렉터, BMW 인터렉션 바가 대시보드를 가로지르는 디자인까지, 안에 앉으면 이건 자동차인지 프라이빗 라운지인지 헷갈릴 정도입니다. 7세대 7시리즈의 주요 트림을 간단히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제가 가장 갖고싶어하는 모델은 740d입니다.
- 740d xDrive: 3.0L 직렬 6기통 디젤 + 사륜구동, 국내 1억 4,990만원부터
- 740i: 3.0L 직렬 6기통 가솔린 싱글터보, 381마력, 제로백 5.4초
- 750e xDrive: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1억 8,940만원부터
- 760i: 4.4L V8 트윈터보, 544마력, 제로백 4.2초
의외의 740d, 8세대에 바라는 것
제가 특히 눈길을 뗄 수 없었던 건 740d였습니다. 일반적으로 디젤 엔진은 소음과 진동이 심하다는 인식이 있는데, 여러 리뷰 영상들을 통해 확인한 740d는 그 편견을 꽤 강하게 무너뜨렸습니다. 한 번 주유로 1,000km 이상 주행이 가능한 연비가 디젤의 경제성을 보여주면서도, 실내 정숙성은 가솔린 모델과 구분이 어려울 만큼 수준급이라는 평가가 많았습니다. 여기에 적용된 기술이 xDrive(사륜구동 시스템)와 에어 서스펜션입니다. xDrive란 BMW가 개발한 사륜구동 시스템으로, 주행 상황에 따라 앞뒤 바퀴에 구동력을 실시간으로 배분해 안정성과 접지력을 극대화하는 방식입니다. 여기에 인테그럴 액티브 스티어링(Integral Active Steering)이 기본으로 들어가는데, 이는 후륜이 3.5도 범위 내에서 독립적으로 조향되는 후륜조향 기능으로, 저속에서는 회전 반경을 줄이고 고속에서는 주행 안정성을 높여주는 기술입니다. 이 조합이면 플래그십 세단이 이 정도 주행감을 내기 어렵다는 통념을 충분히 뒤집을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2025년 기준 국내 수입 럭셔리 대형 세단 시장에서 7시리즈는 i7 포함 5,834대를 판매해 S클래스를 650대 앞섰습니다(출처: BMW 코리아 공식). 수십 년간 S클래스의 아성을 넘지 못했던 7시리즈가 7세대에서 판매 역전을 이뤄낸 것은 꽤 의미 있는 변화입니다. 다만 직접 타보진 못했지만 여러 오너 후기들을 꼼꼼히 읽어본 결과, 2열 승차감에서는 여전히 W223 S클래스가 한 발짝 앞서 있다는 평가가 우세합니다. S클래스는 매직 바디 컨트롤(MBC) 서스펜션을 통해 노면 상황을 미리 읽고 차체를 조율하는데, MBC란 카메라로 전방 노면을 스캔해 서스펜션을 선제적으로 조절하는 프리액티브 댐핑 기술로 현재 양산차 기준으로는 가장 정교한 승차감 시스템 중 하나입니다(출처: Mercedes-Benz 공식). 7세대 7시리즈가 이를 따라잡기 위해 이그제큐티브 드라이브 프로를 탑재했지만, 체감 차이가 아직 남아있다는 시각은 저도 공감합니다. 개인적으로는 뒷좌석 8K 스크린처럼 과한 디지털 장치보다, BMW가 원래 강점으로 갖던 다이나믹 핸들링(코너에서의 차체 자세 제어와 스티어링 응답성)을 더 다듬는 방향이 다음 8세대에서는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화려한 뒷좌석 엔터테인먼트 시스템을 덜어내고, 그 대신 경량화와 코너링 성능에 집중한다면 S클래스와 명확히 구분되는 BMW만의 정체성을 되찾지 않을까 싶습니다. 40대로 접어들면서 저도 예전처럼 스포티한 주행만을 고집하진 않게 됐습니다. 그래도 운전석에 앉았을 때 '내가 BMW에 탔다'는 느낌은 여전히 중요합니다. 740d는 아직 갖지 못한 차지만, 언젠가 그 운전석에 앉아볼 날이 분명히 올 거라 생각합니다. 지금 이 시점에서 S클래스와 7시리즈 중 어느 쪽이 더 맞는지는 결국 자신이 앞에 앉을 사람인지, 뒤에 앉을 사람인지에 따라 달라지는 문제일 것입니다.
참고: https://namu.wiki/w/BMW%207%EC%8B%9C%EB%A6%AC%EC%A6%88/7%EC%84%B8%EB%8C%80
https://www.bmw.co.kr
https://www.mercedes-benz.com